김의영 ↔ 고본원 트레이드
| 은협 캐셜럿츠 No.2 | DUA 호네츠 No.58 |
|---|---|
| 김의영 金義榮 | Kim Ui-yeong |
고본원 髙本元 | Ko Bon-won |
개요
2013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성사된 은협 캐셜럿츠와 DUA 호네츠 간의 1:1 트레이드.
은협 캐셜럿츠가 거포 외야수 고본원을 내주고 좌투좌타 컨택형 외야수 김의영을 받아온 거래로,[1] 리그를 대표하는 양 팀 팬이 모두 만족하는 윈-윈 트레이드이자, 1:1임에도 리그 최대의 트레이드 중 하나로 꼽힌다.
두 선수 모두 트레이드 직후 각자의 팀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이후 나란히 통산 2,200안타 안팎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했다. 특히 이 트레이드는 두 팀이 각각 2014년과 2015년 2년 연속으로 서로 다른 우승을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원동력이 되었다는 점에서 자주 회자된다.
추진 배경
2013년 당시 은협 캐셜럿츠는 거포 유격수 강시의와 좌익수 은호준을 축으로 한 강력한 파워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문제는 그 파워를 밥상 위에 올려줄 테이블세터의 부재였다. 팀은 몇 년째 리드오프와 외야 한 자리를 확실히 메우지 못하고 있었다.
정작 2009년 내야수 결소의를 내주고 DUA 호네츠에서 데려온 고본원은 4년간 타율을 .239에서 .315까지 끌어올리며 성장했지만, 근본적으로 거포 유형이었던 탓에 팀의 고질병이던 테이블세터·외야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이미 강시의·은호준이라는 파워 코어가 있는 은협 입장에서 고본원의 장타력은 다소 잉여 자원에 가까웠다.
이에 은협은 넘치는 파워를 정리하고 리그 정상급 컨택·주루 능력을 갖춘 테이블세터를 확보하기로 결정, DUA 호네츠에서 .347의 고타율을 기록하던 김의영에게 눈독을 들이게 되었다.
DUA 호네츠는 반대로 컨택형 자원은 넉넉했으나 라인업 중심을 잡아줄 확실한 거포가 아쉬운 상황이었다. 마침 2007년 1차 지명으로 뽑았던 프랜차이즈 거포 고본원을 2009년 트레이드로 떠나보낸 뒤, 그가 은협에서 완성형 타자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터라 친정으로의 복귀라는 명분과 실리가 모두 맞아떨어졌다.
무엇보다 DUA에는 김의영을 내줘도 그 공백을 메울 완벽한 대체자가 이미 있었으니, 백업 중견수 겸 대주자 요원이었던 박영환이 그 주인공으로, DUA는 김의영이 맡던 컨택·주루형 테이블세터 역할을 박영환의 폭발적인 주루로 대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2] 컨택 자원을 내주고 거포를 되찾아오는 그림이 DUA에게는 손해가 아니었던 셈이다.
트레이드 실시
2013년 시즌 개막 직전, 양 구단은 다음과 같은 1: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거포와 컨택 히터를 맞바꾸는 보기 드문 동일 포지션 1:1 트레이드라는 점,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상대 팀에서 유의미한 커리어를 쌓은 준척급 자원이라는 점에서 발표 직후 상당한 화제를 모았다.
당시 평가
발표 직후 여론은 대체로 양 팀 모두 자기가 필요한 걸 정확히 샀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은협은 넘치는 파워를 팔아 없던 테이블세터를 샀고, DUA는 남아도는 컨택을 팔아 프랜차이즈 거포를 되찾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려도 많았다.
고본원은 은협이 2009년 결소의를 내주고 데려와 4년간 타율을 .239에서 .315까지 끌어올린, 이제 막 완성형이 된 자산이었다. 하필 그가 만개하는 시점에 내보내는 것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 또 강시의·은호준이 있다지만, 검증된 30홈런급 거포를 빼고 그 자리를 홈런 두 자릿수도 버거운 컨택 히터로 채우면 라인업 장타력이 얇아질 수 있다는 지적. 특히 김의영이 좌투좌타라 내야는 1루밖에 소화하지 못해 수비 유연성에 상한이 있다는 점도 거론됐다.
고본원은 스윙 스타일 탓에 매년 100개 이상의 삼진을 기록하는 유형이라, 컨택·선구안이 '그저 준수한' 수준에 머무는 데다 나이가 들수록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우려는 2014년 7월 시즌아웃 부상으로 곧장 현실화되었다. 또한 2009년 직접 트레이드로 내보낸 고본원을 4년 만에 다시 데려오는 것을 두고, 당초의 방출이 오판이었음을 자인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있었다. 역시 김의영은 2005년 데뷔한 홈그로운 유망주로 막 .347를 친 상승 곡선의 선수였다는 점에서 우려가 있었다.
트레이드 이후
2013년
두 선수 모두 이적 첫 해부터 나란히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트레이드의 방향성을 증명했다.
- 김의영: .330 203안타 14홈런 73타점으로 은협 이적 첫 해부터 시즌 200안타를 돌파하며 팀의 리드오프 고민을 단번에 해결했다.
- 고본원: .308 37홈런 105타점으로 박병호와 공동 홈런왕에 오르며 친정 복귀 시즌을 커리어하이로 장식했다.
2014년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이 시기에 부상 변수를 맞았으나, 그 결과는 정반대였다.
- 김의영: .373 231안타 17홈런 93타점 139득점. 컨택과 스피드 양면에서 커리어하이를 찍으며 단일 시즌 최다 안타(231안타) 기록을 수립했다. 이 해 231안타 중 내야안타가 무려 81개에 달했다.
- 고본원: 7월 부상으로 시즌아웃되어 85경기 출장 18홈런에 그쳤다. 그럼에도 DUA 호네츠는 박영환의 52도루를 앞세운 주루-파워 하이브리드 야구로 정규시즌을 와이어 투 와이어로 제패, 팀 우승을 차지했다. 고본원이 반 시즌을 비웠음에도 우승한 것은 그만큼 팀 뎁스가 두꺼웠다는 방증이었다.
2015년
- 김의영: .351 215안타 13홈런으로 3년 연속 200안타를 달성했다. 그의 두 번째 200안타 시즌은 은협 캐셜럿츠의 한국시리즈 우승과 정확히 겹쳤다. 강시의·은호준의 기존 파워가 김의영의 출루와 만나 비로소 득점으로 전환되기 시작한 결과였다.
- 고본원: 7월 부상에서 복귀해 83경기 .314 16홈런을 기록. 복귀 후 다시 3할-4할-5할 시즌을 만들며 건재를 증명했고, 이 시기를 기점으로 "컨택 향상보다 장타에 집중한다"는 노선을 확정했다.
이로써 트레이드 3년 차 만에 두 팀이 2년 연속 서로 다른 우승을 나눠 가지는 진풍경이 완성되었다.
2016년 ~ 2018년
이 구간에서 내구성의 역전이라는 이 트레이드 최대의 반전이 일어난다.
- 김의영: 2016년 4월 9일 투수의 손에서 빠진 공에 헤드샷을 맞은 이후 시야 이상 증세로 몰락, 2016~2018년 3년을 사실상 통째로 날렸다. 뛰어난 내구성을 강점으로 평가받던 선수가 사구 한 방에 프라임을 잃은 것. 다만 2군에서 중장거리 타자로 전향하며 재기를 준비했다.
- 고본원: 반대로 삼진 리스크가 지적되던 거포가 오히려 무사고 행보를 이어갔다. 2016년 32홈런, 2017년 32홈런 111타점, 2018년 22홈런으로 매년 20~30홈런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며 DUA 중심 타선을 지켰다.
2019년~2021년
- 김의영: 부상 이전의 컨택·주루형에서 갭·파워 히터로 재탄생해 완전히 부활했다. 2019년 23홈런, 2020년 .302 30홈런 100타점 212안타 156경기, 2021년 27홈런 201안타. 유형을 바꾼 뒤 오히려 출장 경기 수가 프라임(약 130경기)보다 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 고본원: 2019~2021년 매년 27~28홈런을 꾸준히 적립하며 18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 행진을 이어갔다.
2022년~2025년
- 고본원: 2022년 .299 35홈런으로 박병호와 두 번째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2024년 9월 11일 은협 캐셜럿츠를 상대로 한 경기 4홈런을 몰아치며 박병호와 단 일주일 차이로 역대 4번째 통산 40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25년 후반기부터 컨택·선구안이 급감해 타율이 .257까지 떨어졌으나 26홈런을 기록, 최정과 함께 10년 연속 20홈런 고지에 올랐다. 시즌 후 5년 내 은퇴 의사를 밝혔다.
- 김의영: 2022년부터 타율 하락과 삼진 급증으로 에이징 커브에 진입, 플래툰·대타로 전환됐다. 다만 2024년 .222의 낮은 타율에도 안타 24개 중 22개를 장타로 때려 순장타율 .380을 기록하는 등, 표본은 줄었어도 한 방 생산력은 극단적으로 압축됐다.
2026년
- 고본원: 후반기 급격한 컨택 저하로 타순이 5번까지 내려간 상태라, 2026 시즌의 관전 포인트는 노쇠화 속에서 얼마나 장타력을 유지하느냐에 모인다. 다만 전망이 어둡지만은 않다. 2025년에도 26홈런을 때리며 최정과 함께 10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을 만큼 파워 자체는 건재하기 때문. 2026 시즌 20홈런을 추가하면 11년 연속 20홈런으로 기록을 늘리게 되며, 통산 431홈런에서 출발해 통산 450홈런 고지도 사정권에 든다.
- 김의영: 플래툰·대타로 밀려나 있었으나, 2026 시즌 들어 오히려 출장 기회를 늘리며 반등하고 있다. 배경에는 팀 내부 사정이 있다. 파워 코어의 한 축이던 은호준이 만 40세에 접어들며 타격 지표가 하락하고 지명타자 출장과 잦은 휴식이 필요해지자, 그 공백을 메울 카드로 김의영의 활용도가 급격히 높아진 것. 마침 김의영은 2024년 순장타율(ISO) .380에서 드러났듯 표본은 적어도 한 방 생산력이 극단적으로 압축된 타자로 변모해 있었다. 노쇠화로 타율은 예전 같지 않지만 파워와 빠른 발을 활용한 루타 생산력이 살아있어, 선발 출장과 대타를 겸하며 실질적인 준주전 역할로 복귀했다.
평가
2025년 기준 청광 리그를 대표하는 윈-윈 트레이드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두 선수의 통산 성적이 다음과 같이 놀랍도록 대칭을 이루기 때문이다.
| 구분 | 김의영 | 고본원 |
|---|---|---|
| 타율 | .309 | .292 |
| 출루율 | .370 | .376 |
| 장타율 | .537 | .522 |
| 타점 | 872 | 1,380 |
| 득점 | 1,213 | 1,198 |
| 안타 | 2,184 | 2,234 |
| 장타 | 1,080 | 874 |
| 홈런 | 212 | 431 |
| 도루 | 195 | 107 |
프로필은 정반대다. 김의영은 컨택·주루형이 뒤늦게 파워를 더한 유형, 고본원은 순수 거포가 예상 밖의 장수와 누적을 쌓은 유형이다. 순수 누적 가치만 저울질하면 홈런·타점·내구성에서 앞서는 고본원 쪽이 근소 우위라는 시각이 있으나, 김의영은 231안타 기록과 3년 연속 200안타라는 더 높은 정점 및 팀의 급한 불을 꺼주고 주장까지 맡은 상징성으로 값을 한다. 실질적으로는 무승부에 가까운 상생 거래.
김의영의 컨택은 은협의 기존 파워(강시의·은호준)를 만나 빛났고, 고본원의 파워는 박영환의 주루가 깔아준 판 위에서 빛났다. 만약 두 선수가 서로 팀을 바꾸지 않았다면 김의영은 DUA에서 박영환과 주루 색깔이 겹쳐 반쪽짜리였을 것이고, 고본원은 은협에서 강시의·은호준과 파워가 겹쳐 잉여 자원이 됐을 것이다. 선수 궁합이 아니라 팀 궁합이 맞아떨어진, 그래서 2년 연속으로 서로 다른 팀에 우승을 안긴 트레이드로 평가된다.
여담
- 두 선수 모두 트레이드 직후 커리어하이 → 직후 부상이라는 거울 같은 궤적을 밟았다. 다만 고본원은 2014~2015년 반 시즌씩만 손해 보고 프라임을 온전히 누린 반면, 김의영은 프라임 한복판이던 2016~2018년을 통째로 잃었다. 이 회복 탄력성의 차이가 단기적으로 은협의 완승처럼 보이던 트레이드를 장기적으로 무승부까지 되돌려놓은 이유로 꼽힌다.
- 두 사람의 부상은 공교롭게도 똑같이 "파워 쪽으로 정체성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고본원은 컨택을 높이려다 부상당한 뒤 장타에 올인했고, 김의영은 사구 이후 컨택·주루형에서 갭·파워 히터로 전향했다.
- 김의영의 최다 안타 기록이 세워지던 2014년은 정작 트레이드 상대인 고본원이 부상으로 반 시즌을 날린 해였다. 이 때문에 2014~2015년만 잘라 보면 은협의 완승처럼 보였다.
- 고본원의 응원가는 원래 은협 캐셜럿츠 시절 구단이 만들어준 것으로, DUA 호네츠로 이적할 때 팬들에게 사랑받던 응원가라 구단에서 "가져가라"고 넘겨준 것이다.